가로등이 서 있는 건물의 밖과 그 건물의 안 그리고 두 여성. 여관 밖 거리와 여관 방 안 그리고 다시 두 명의 여성. 고정된 프레임에서 인물들은 서 있거나 나가고, 불빛은 켜지거나 꺼진다. 동일 시간, 동일 장소의 안과 밖에서 벌어지는 이 ´별 것 아닌´ 풍경은 거의 아무런 이야기도 지시하지 않는다. 사건으로서의 행위나 사운드, 내러티브적 구조나 장치를 최소화하는 이 미니멀리즘의 영화는 이진우의 <단순한 열정>(2003)이나 채기의 <빛 속의 휴식>(2002)을 연상시킨다. 고정된 프레임과 빛의 조율, 그 프레임의 안과 밖을 의식한 인물의 동선, 제한된 쇼트들의 지속 시간과 배치 그리고 그 모든 것을 통해 발생시키는 정서적 파동은 극히 미세하나 보편적인 공감을 향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누구나 그렇다는>의 영어 제목 ´Trivial Feelings´는 이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문구이다). 영화란 ´세계로 난 창(frame)´이라는 오래된 수사를 떠올리게 하는 이 영화는 풍경의 내면과 내면의 풍경을 동시에 마주하는 듯한 영화적 경험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