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여름의 덴마크. 전 세계에 불어 닥친 60년대의 저항과 변화의 바람이 덴마크 한 시골 마을의 소년에게까지 가닿는다. TV가 전파하는 동시대의 새로운 열기는 소년의 의식을 고양시키고, 자유에 대한 마틴 루터 킹의 복음을 가슴에 품은 그는 폭압적인 시스템을 대변하는 교장의 폭력적 권위에 대해 싸움을 벌여나간다. 학교를 무대로 한, 기성 권력의 억압과 그에 저항하는 아이들(과 극소수의 교사)의 이야기는 장 비고의 <품행제로>부터 리차드 링크레이터의 <스쿨 오브 락>까지 많은 영화들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돼온 이야기의 틀이다. 이러한 영화들이 즐겨 마련해 놓는 뚜렷한 대결의 구도와 권선징악적인 결말,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시공간적 제약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보편적인 공감의 반응을 이끌어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실화에 기초했다는) <우리는 승리하리라>가 저항의 과정을 제시하고 그 결말에 도달하는 방식은 흔쾌한 긍정의 감정에서 조금은 비껴나 있다. 60년대 덴마크 농가의 삶은 목가적인 이미지 속에서 고유의 공기를 발산하지 못하며, 장발과 록 음악을 앞세운 ‘히피’교사의 배신 이후 느닷없이 찾아온 폭압적인 권위의 종식은 저항의 결실이라기보다는 계시적인 징벌에 가까워 보인다. 괴이한 승리와 미심쩍은 성장에 대한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