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12월 루마니아의 시민들은 니콜라이 차우세스쿠의 독재정부를 무너뜨리고 독재자를 처단하였다. 루마니아의 현대사에서 혁명은 성공하였고, 국민은 새로운 사회, 새로운 문화에 대한 기대와 이상으로 고취되었다. 그렇다면 영상은 혁명에 대해 어떤 소통을 할 수 있으며, 또 해온 것일까? 영상은 혁명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 이 ‘다큐멘터리’는 1989년 12월 20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된 혁명의 과정을 아마추어 및 프로페셔널 촬영기사들이 촬영한 수많은 이미지들, 이른바 역사적인 ‘자료화면’들로 구성되어 있다. 파로키와 우지카는 영상 기록을 통해 역사를 바라본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그들이 바라보는 대상은 영상이 전달하는 혁명이 아니라 이미지라는 의미 체계다. 즉, 카메라는 단지 역사의 격정을 관찰하고 기록하고 보도하는 기능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역사의 역동적인 흐름의 중요한 일부가 된다. 진정한 ‘민주주의’란 이미지 속에 기록된 정치적 변화의 현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이미지의 복합적인 의미층을 파악하고 해석하는 토론의 장에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