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씨는 영등포 일대 금속가공업체들이 모여 있는 공장지대에서 일하는 노동자다. 철야 근무를 밥 먹듯 하고 금속절단기에 손가락이 잘리는 위험 속에서도 노동을 즐기는 문씨와 동료들의 하루를 그린 작품. 철저하게 노동자가 주인공인, 노동자의 공간에서 노동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990년대 초반, 영화를 통해 세상을 변혁하고자 했던 열정이 결합하여 내놓은 대표적인 작품이자 한국 영화운동사의 전설적인 작품이 되어버린 <파업전야>를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어쩌면 이 영화 <○○씨의 하루>는 꽤나 반가운 작품일 것이다. 익명의 노동자 ´○○´ 이라는 캐릭터를 내세운 이 작품은, 현장 노동을 하는 ○○씨가 출근해서 하루 동안 겪게 되는 고된 노동과 삶을 세밀하게 스케치한 작품이다. 피로가 채 풀리지 않은 무거운 몸을 이끌고 잡업 현장에 간 그는 위압적인 기계들과 신경을 긁는 쇳소리로 가득 찬 현장에서 하루를 보내야 한다. 그런 하루의 고단함을 푸는 유일한 방법은 짧은 점심시간동안 허기를 채우며 먹는 소박한 밥상과, 동료들과의 막간 게임이다. ○○씨는 그런 틈을 이용해 간간히 노조 사무실에도 들려보지만, 지식인의 어휘와 구호만이 난무하는 노조 사무실도 그에게 소외감을 주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더욱 힘든 일은 언제 닥칠지 모르는 해고통지와 작업장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산업재해이다. 특별한 이름 없이 ○○씨로 호명되는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90년대 초나 20여년이 지난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바 없는 노동현장의 암울함과 그 속에서 버텨내야만 하는 노동자들의 암울한 초상을 대변한다. 개인의 일상과 연애, 근거 없는 지리멸렬에 관한 영화만이 넘쳐났던 그간의 단편 영화들 중에서 거의 유일하다시피 노동문제를 영화의 전면으로 드러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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