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유학생 리차드
세무사사무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동석. 첫 출근 날 그는, 리차드로 불리며 사무장의 총애를 받는 런던유학생 태인을 만난다. 간단한 서류정리나 할 줄 알았던 아르바이트는 옥상에서 수십 개의 서류박스를 정리하는 고된 업무로 변하고, 동석은 어쩔 수 없이 일을 계속해야만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런던유학생 리차드가 사실은 술집 웨이터였다는 걸 목격하는데…. 누구나 공감할 만한 현실적 설정과 짜임새 있는 구성을 통해, 한국의 노동현실을 날카롭게 꼬집어 낸 작품.
이 영화는 두 남자의 미묘한 신경전을 담은 버디무비 형식을 빌려와 소위 ‘88만원 세대’의 생존방식과 이 사회의 계급 구성방식에 대해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세무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20대 후반의 동석은 다른 아르바이트나 일자리를 구하는 대신 시험과 조금이나마 관련이 있는 회계 사무소에서 일하려는 약삭빠른 모습을 보여준다. 동석보다 먼저 이 일을 시작한 리차드는 나이를 속여 ‘형’ 행세를 하려 한다. 두 사람을 관리하는 사무장은 런던에서 온 유학생 리차드에게 무한 신뢰를 보낸다. 한국사회의 고용불안과 더불어 20대들에게 새로운 유망 직종으로 떠오른 공무원. 영화는 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동석의 모습을 통해 취업난에 내몰린 88만원 세대의 힘겨운 생존 투쟁을 보여주는 한편, 그것이 단지 20대들의 자구책적 결과물이 아니라 이 사회의 고질적 병폐의 한 단면임을 냉철하게 꼬집고 있다. 계급 상승(혹은 신분 이동)을 꾀하는 사람들의 욕망, 이를 위해 타인을 짓밟고 올라가야만 하는 치열한 경쟁논리, 뭘 해도 외국에서 공부하고 와야 한다는 유학 열풍, 위계적인 서열 구도, 그리고 그것을 쉽게 수용하고 빠른 속도로 적응해 버리고 마는 우리 사회의 문제적 모습이 캐릭터, 내러티브, 대사 등을 통해 효과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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