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이었던 것 같다. 영화과 교수가 우리가 봐야 할 영화들의 목록을 적어주었다. 거기에는 파솔리니의 <테오레마>도 있었다. 나는 그 영화를 선택했고, 나의 룸메이트는 안드레이 줄랍스키의 <중요한 건 사랑한다는 거야>를 선택했다. 당연히 우리는 그날 밤 계시를 받았다. 줄랍스키의 걸작은 여행 동반자처럼 나와 늘 함께 있었다. 마치 시대를 초월한 열기와도 같은 경험인 듯하다. 사랑, 여자, 섹스, 그리고 폭력에 대한 진정한 열정, 그리고 극단으로 의해 형성된 통제 불능의 영화적 순간들. 줄랍스키의 폭력적인 영화는 위의 모든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으면서도 고도로 시적이며 우아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라고 해도 될 것 같다. 내 작품이 그 우주에 접근하거나 닮아가는 일은 절대 없겠지만 항상 이 영화를 1년에 한 번은 꼭 보게 될 것이다. 설명하기는 어렵다…. 아니, 설명할 수 있을 것도 같다…. 로미 슈나이더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