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야마 카즈요시 감독은 이 신작을 통해 저패니메이션의 매력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킨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듯한 이와하라 유지의 그래픽 노블을 스크린에 옮긴 <가시나무 왕>은 보는 내내 베일에 가려진 미스터리와 잔혹 액션으로 눈을 사로잡는다. 로봇물 애니메이션 <빅 오>로 국내에도 마니아를 확보하고 있고, 미국 시장에서까지 인정받았던 카즈요시 감독이 약 10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어 더 반갑다. 정교하게 세팅된 이 애니메이션은 인간을 돌로 변화시키는 ‘메두사’란 질병을 화두로, 미래적이지만 오히려 더 앤틱한 시대로 관객을 유혹한다. 영화는 시종일관 스피디한 내러티브 전개를 펼친다. 동시에 그 속에 감쳐진 영화적 장치로 관객을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100년의 약속된 동면’이란 가정 하에 깨어난 7명의 생존자들이 사투를 벌이며 하나씩 알아가는 비밀이 흥미롭다. 또한 심야 아니메 작품으로 유명했던 카즈요시 감독이었던 만큼, <가시나무 왕>의 폭력적 이미지 역시 기대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