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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원의사나이’(The Horizontal Man)라는 별명에 어울리게도, 미클로슈 얀초는 <검거>의 도입부에서 휑하게 펼쳐진 평원을 보여준다. 물론, 주지하다시피 그곳은 해방과 도주의 공간이 아니라 감금과 처형의 공간이다. 영화는 한 남자가 감시자로부터 불려가서 결국에는 어디에서부터 날아온 것인지 알 수 없는 총탄에 맞아 숨지기까지의 사건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사건들 역시 이와 그리 다르지 않은 것들이다. 얀초는 오스트리아의 압제에 맞서 헝가리의 해방을 위해 싸웠던 1848년 혁명의 반란자들이 갇혀 있는 1860년대의 한 요새에 카메라를 가져간다. 그리고는 그들로부터 정보를 캐내기 위해 감시당국이 실행하는 이런저런 간악한 협박과 회유, 처형으로 이뤄진 사건들을 화면에 담는다. 사실 이 과정을 보는 우리는 어떤 불안감에 젖으며 묻게 된다. 이미 답을 알고 있는 듯한 당국이 굳이 수사를 계속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도대체 취소되기도 하고 변경되기도 하는 명령의 최종 원천은 어디일까? 얀초는 우리로부터 일부러 이런 질문이 제기되게 하고 그러면서도 그것을 안개 속에 덮어 버리면서 <검거>를 구체적인 역사의 진술이 아니라 권력의 작용 방식에 대한 보편적인 정치 우화로 만들어 버린다. 여기서 우리는 힘을 빼앗긴 이들을 억압과 굴욕의 굴레 속에 던져 놓고, 그 과정을 하나의 제의(祭儀)처럼 연출함으로써, 스스로의 존속을 이어가는 권력 작동의 메커니즘을 보고 있는 것이다. 한편으로 제의에 어울리게 유연하게 움직이는 카메라워크 역시 돋보이는 이 억압과 피억압에 관한 보편적인 알레고리는 가장 높은 지점에 올라선 얀초의 영화들 가운데 한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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