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지구온난화와 기상이변으로 인한 재난의 소식들이 여기저기 들리는 현실 속에서 누구나 한번쯤 상상해 봤을 만한 디스토피아적인 미래에 관한 영화이다. 모든 것이 사막화되어 버린 모래밭에 파묻혀 있는 생선 통조림을 캐내어 먹고 살아가는 펭귄 한 마리가 있다. 어느 날 자기보다 몸짓이 몇 배 큰 죽은 고래를 발견하고, 도끼를 들어 내리치는 순간 고래가 눈을 떴다. 음식에서 생명체가 되어버린 고래를 어떻게 할 것인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표정이 변하지 않고, 대사가 없기에 바다에 살지 못하는 바다동물들의 연대감을 더욱 애잔하게 보여준다. 모래에 묻혀 머리밖에 보이지 않는 삐에로 인형 위로 보이는 sea world라는 표지판이 영화 <혹성탈출>(프랭클린 J. 샤프너, 1968)의 주인공들이 결국 도착한 곳이 모래로 덮여 꼭대기 밖에 보이지 않는 자유의 여신상이 있던 바로 그 자리라는 것만큼 충격적이지는 않지만 우리가 꿈꾸는 낙원은 찾아나서야 할 곳이 아니라, 지금 이 자리에서 이루어나가야 할 것이라는 깨달음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