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벌의 필름을 어떤 순서로 나열하더라도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독특한 구성으로 매 상영이 월드 프리미어가 된다. 한국관객을 위해 최초 공개하는 새로운 버전으로 사회 철학자 귄터 안더스의 소설에서 영감을 얻은 자본주의 내부의 파시즘에 관한 철학적 우화.
“나는 내가 읽을 수 없었던 소설(귄터 안더스의 <몰루시아의 카타콤>)에 기초해 영화를 만들고 싶었는데, 그 소설을 읽을 수 없었던 건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언어(독일어)로 씌어진 데다 번역되지도 않았기 때문이었다. 좀 이상한 아이디어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믿음의 문제다. 아마 어느 정도는 직관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믿음이 중요하다. 내가 알고 있던 건 그 소설의 얼개뿐이었다. 몰루시아라는 이름의 허구적 파시스트 국가의 어두운 감옥에 수감된 죄수들이, 여러 많은 철학적 우화들에서 그러하듯, 감옥 밖에서 겪은 각자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돌이켜보면, 나는 아무런 실수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그 소설은 오늘날에도 시사하는 바가 큰 것이니까. 하지만 대체 그걸 어떻게 영화로 만들 것인가? 그저 이 상상적인 풍경들을 촬영하자. 멀리 여행할 필요도 없다. 나는 친구 나탈리와 함께 얼마간 산업화된 지역들을 돌아다니며 이곳저곳을 들렀다. 영화에 복합성을 더하기 위해 친구 크리스토프와 함께 몇 개의 장비들을 만들었다. 또 다른 친구 스테판은 내게 오래된 16mm 필름 한 무더기를 건네 주었다. 그리고 (독일어를 할 줄 아는) 피터란 친구에게 소설을 번역해 읽어줄 것을 부탁했고 그는 원작에서 몇몇 챕터를 골라냈다. 그는 나에 관해 잘 알고 있고 내 지난 번 영화의 번역을 맡기도 했다. 믿음의 문제다. 나는 제목이 내 흥미를 끌었던 몇몇 챕터를 추가했다. 그리고 나탈리와 함께 그걸 개략적으로 번역했다. (총 9개의 릴을) 어떤 순서로 상영해도 무관한 영화를 편집하는 건 매우 특별한 경험이었다. 조절하고, 이동시키고, 뒤바꾸고, 여기는 짧게 하고 저기는 늘려야 했다. 사운드와 이미지를 단순히 결합하는 데서 오는 즐거움을 잃지 않기 위해, 너무 많은 구속조건을 두는 건 피해야했다. 그리곤 작업에서 잠시 떠나 있다가 다시 영화의 사운드를 검토하는 일을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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