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청기를 착용해야 세상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명훈은 병원에 입원 중인 불치의 어머니와 전혀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동생을 데리고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삶을 꾸려간다. 고등어의 배 창자를 가르는 반복된 손길. 두 형제는 수산시장에서 자반고등어를 가공하는 일로 생계는 물론이고 어머니의 병원비까지 대야 한다. 하지만 입원비 체불로 강제 퇴원권고를 당하게 되면서, 두 형제는 세상과 대결하기 시작한다. 부딪힐수록 낯설고 멀게만 느껴지는 현실, 병원과 은행, 직장과 같은 공적 영역에서 그들은 언제나 서툴거나 분노에 어른거린다. 한편 명훈은 어쩔 수 없이 어두운 세계의 사채 거래를 선택하고 막다른 길을 향해 달려가고, 이제 홀로 고등어의 배를 가르고 있는 동생은 거리에서 알 수 없는 벽화를 보며 자신의 이상화된 이미지를 상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