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중독자인 아룰라파사미는 흥청망청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교회의 수녀로 입양된 에스더를 만난다. 에스더를 만난 이후 삶의 모든 것이 바뀐 아룰라파사미는 그녀와의 영원한 행복을 위해 노력하지만, 곧 현실의 벽에 부딪힌다.
최근 인도 타밀어권 영화의 경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발리우드에 편입되거나 1920년대부터 이어져왔던 격양된 코미디와 통속적 드라마, 혹은 이를 바탕으로 한 크고 작은 변형의 영화들이고, 다른 하나는 소위 ‘아트하우스’ 영화를 표방해 기존의 타밀적인 특성은 전혀 찾아볼 수 없게 변화해버린 영화들이다. 흥미롭게도 <물새들>은 이 두 가지의 범주에서 다소 벗어나 있는 독특한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물새들>은 어업을 기반으로 살아왔던 타밀인들의 토속적인 생활상이나 인도영화에서 흔히 사용되는 신파의 특성을 고스란히 지키면서도, 주된 정서를 ‘기독교’적인 것으로 설정하고 있다. 마을 어귀의 성당에서 기독교의 교리를 실천하며 성장했던 에스더와 그녀를 통해 진정한 사랑을 깨우치기 시작하는 알코올중독자, 전형적인 타밀 청년의 만남은 구시대와 현시대의 충돌을 실감케 한다. 이는 기존 타밀 영화에서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던 희귀한 주제로, 특히 타밀권에서는 좀처럼 받아들여지기 힘든 서구의 종교가 바탕이 된 영화에 인도 특유의 신파를 덧입히는 시도는 관객들을 포함해 많은 비평가들로부터 이목을 끌었다. 현대 인도영화의 특징은 지역적 특색을 바탕으로 유럽이나 영미권으로부터 흘러 들어온 새로운 경향의 영화적 시도들을 모색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물새들>은 이러한 변화를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잡아낸 수작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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