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에 소규모 건설업을 하던 감독의 부모는 도시 개발의 붐을 타고 ‘중산층’ 대열에 합류했다. 벼락부자의 꿈을 실현할 듯 했던 이들 가정은 IMF 외환위기 이후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 거품처럼 꺼져버린 부자에의 열망을 포기하지 못하고 계속 부동산 투자에 매달린 감독의 부모는 15년 째 월세 집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감독은 대책 없는 그의 부모님을 미워하면서도 동시에 안타까운 심정으로 바라본다. 살고 있던 월세 집에서 나가야할 상황에 처해서도 기약 없이 부동산 투자에 매달리는 그의 부모를 보며 감독은 개발신화에 매달렸던 한국사회의 탐욕을 본다.
<버블 패밀리>는 화자인 감독의 솔직한 카메라를 통해 물질적 부를 추구했으나 몰락할 수밖에 없었던 가족의 역사를 한 세대의 보편적인 초상으로 올려놓는다. 감독의 부모는 풍부한 인간적 매력을 지녔고 최선을 다해 살았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물질적 부의 추구에 무리하게 매달린 욕심으로 망가져버렸다. 가난을 겨우 버티면서도 부에 대한 열망을 버리지 않는 가족의 일상을 세세히 포착하는 가운데 감독은 부동산 자본주의로 일그러진 대한민국 현대사의 한 자락을 성찰한다. [김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