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리데이>는 울리히 사이들의 도발적인 비전을 계승한 여성주의 영화이다. 젊고 아름다운 사샤는 마약왕 남자친구와 함께 터키 리비에라의 보드럼이라는 항구도시에서 휴가를 보낸다. 사치스런 요트, 술과 음식, 섹스. 그러나 호화로운 일상의 지루함 때문이었는지, 사샤는 레스토랑에서 만난 네덜란드 여행자 토마스와 시시덕거린다. 남성의 룰을 벗어나려고 했을 때 처벌이 따르는 법, 다른 남자의 관심을 받으면서 사샤는 이런 허황된 폭력을 뒤로하고 떠날 수 있을까? <홀리데이>는 잔인한 남자의 계율에 붙잡힌 여성의 초상을 그린다. 밝고 화려한 세트, 멋들어진 해변 이미지에 매료될 즈음 이 모든 것이 공허함을 위한 무대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려주는 충격적인 장면이 등장한다. 속내를 알 수 없는 사샤의 언행은 그를 둘러싼 강고한 남성적 세계를 조금씩 내파(內破)해간다. 뜻밖의 결말에 다다르기까지 사샤의 행위 동기는 불분명하다. 특정 장면의 리듬과 별안간 폭발하는 폭력은 섣부른 예측을 불허하는 이 드라마의 어조를 닮았다. [장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