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편이 넘는 단편영화를 통해 독창적인 세계를 이룬 베르트랑 만디코의 장편 데뷔작. 20세기 초 레위니옹섬. 비행을 일삼는 5명의 부르주아 십 대 소년의 악행과 처벌을 따라간다. 범죄의 대가로 유배형을 받은 이들은 네덜란드인 선장의 지휘에 따라 여행을 하게 된다. 기이한 모험을 거쳐 도착한 초자연적인 분위기의 섬에서 변화무쌍한 상황들이 펼쳐진다. <와일드 보이즈>는 어떤 관습에도 얽매이지 않는 상상의 서사를 보여준다. <파리 대왕>(1963)이나 <시계태엽 오렌지>(1971), 심지어 <엠마누엘>(1974)의 요소가 마구 섞이는데, 만디코 감독에게 영감을 제공한 것은 발레리안 보로지크의 라이브 액션 영화 <고토, 사랑의 섬>(1969)이다. 억압이 일상화된 정치 체제, 소년들에게 강제되는 성 역할, 불경한 십 대들의 비행은 다양한 맥락으로 해석될 수 있다. 만디코는 위악적인 관음증의 세계를 지탱하는 실험영화의 미학을 포기하지 않은 채 신랄하리만치 정치적인 우화를 장편의 호흡으로 끌고 가는 데 성공했다. [장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