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커플이 있다. 첫 번째 커플은 이미 헤어진 상태로, 남자는 매달리고 여자는 다 끝났다는 식이다. 두 번째 커플은 첫 번째 남자의 행동이 의미하는 바를 놓고 티격태격하다 여자가 쓴 소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그 소설 속 남녀로 짐작되는 세 번째 커플은 과거에 여자가 살았던 빈집에 숨어들어 새로운 연애를 시도 중이다. 그렇게 세 커플의 이야기는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들며 계속 ‘리셋’된다. 액자 형식을 통해 한 연애담에 내재한 여러 서사적 가능성을 탐색함으로써 감각의 회복을 꿈꾸는, 기특한 연애 영화다. [이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