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모니 레슨>(2013), <상처받은 천사>(2016)에 이은 에미르 베이가진의 삼부작인 <더 리버>는 우화이다. 베이가진이 쓰고, 찍고, 연출하고, 편집한 이 ‘원 맨 필름’은 메마른 황야의 외딴 집에서 엄한 아버지에게 훈육되는 오형제의 이야기이다. 아버지의 계율에 순응하며 살았던 형제들 앞에 도시의 사촌 카나트가 찾아오면서 파문이 일기 시작한다. 카나트는 태블릿 PC 게임을 가져와 조용한 형제의 세계를 파괴하고, 전근대적이고 부조리한 이들의 가족 관계를 시험, 심판한다. 미니멀한 구도와 프레이밍, 격조 높은 촬영, 음악의 앙상블을 보여준다. [장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