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화장품 판매원으로 일하는 토카는 어머니의 기일을 맞아 그가 나고 자란 섬에 온다. 토카의 아버지는 어머니의 옷을 입고 살림을 하며 여고생 딸이 있는 중년 남자 카즈오와 결혼하겠다고 선언한다. 남동생 미도리는 이제 어머니가 되겠다고 한 아버지의 결정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 <맛있는 가족>은 어안이 벙벙한 주인공의 상황에 관객을 데려다 놓고 결국에는 있을 법하지 않지만 있어도 좋을 희한한 가족의 성립에 동조하며 응원하게 만드는 유쾌한 상황극이다. 성 역할이 전도되고 인종 간 구별이 무화된 세계에서 등장인물들은 한바탕 난장을 치르고 자연스레 어울려 그들에게 맞는 공동체를 꾸린다. [김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