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
아내와 사별한 수종은 유골을 들고 동해로 떠나 우연히 알게 된 간호사와 기이한 인연으로 얽힌다. 분단과 이산의 아픔에 대한 현실 인식을 실험적인 영화 미학으로 구현한 빼놓을 수 없는 수작. 1인 3역을 소화한 여주인공 이보희의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확인할 수 있다.
분단시대의 상실감에 관한 시적 우화인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는 시제를 복잡하게 넘나들고 한 배우가 여러 인물을 연기하는, 일종의 무의식적 자동기 술의 산물과 같은 영화이다. 누가 누구이고 어떤 스토리가 전개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한바탕 깊은 상처를 지닌 인간들이 살풀이하듯 떠난 여정에서 자신들의 깊게 베인 상처를 조금 더 찬찬히 들여다보는 호흡으로 찍힌 이 로드무비에서 인물과 풍경의 상처는 관객들에게 깊은 잔상을 남긴다. 대표작 <바보선언>(1983)과 마찬가지로 이장호는 자신의 직관에 기초해 설명할 수 없는 영화를 만들어냈다. 이 영화는 이장호라는 천재적인 예술가 숙주를 만나 시대의 무의식이 기적적으로 스크린에 몽환적 풍경으로 아로새겨진 결과물이다.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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