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장사 마돈나
고등학교 1학년 소년 오동구. 육중한 몸매와 달리 그는 자신이 여자라고 생각하며 장래희망은 ‘진짜’ 여자가 되는 것이다. 그것도 마돈나처럼 완벽한 여자가 되어 짝사랑하는 일어 선생님 앞에 당당히 서려 한다. 그는 여자가 되기 위한 수술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인천시 고등부 씨름대회의 상금을 노린다. 괴력의 소유자인 동구는 뒤집기 한판으로 여자가 될 수 있지만, 죽을 맛이다. 남학생들과 웃통을 벗고 부대끼는 씨름이라니!
이해영, 이해준 감독의 <천하장사 마돈나>는 여자가 되고 싶은 소년의 실존 투쟁기를 다루지만 그 결이 독특하고 신선하다. 성전환 수술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상금이 걸린 씨름대회에 출전하기로 결심하는 주인공 소년은 고등학교 씨름부에 들어가 악전고투하며 다른 한 편으로는 알콜중독자인 소년의 아버지로부터 폭력적 박해를 겪는다. 어느 쪽으로도 심각할 수밖에 없는 주제인데 이해영, 이해준 감독은 그 과정을 즐겁고 경쾌하게 다루며 소년이 어른이 되는 성장담을 통해 참혹한 현실을 초월하는 희극적 결기를 만들어낸다. 어딘가 모르게 틈이 많은 이 영화의 대다수 등장인물들은 결함을 필수 조건으로 받아들이는 인간애의 표시다.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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