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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 가족이 있다. 할머니는 사당동에 터를 잡고 아들과 세 명의 손주를 건사했다. 사당동 집이 철거된 뒤 가족은 운 좋게 상계동에 임대아파트를 구했다. 동국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인 조은 감독의 전작 <사당동 더하기 22>(2009)는 그로부터 10여 년 동안 이 가족의 삶을 담아낸 다큐멘터리였다. <사당동 더하기 33>은 그 뒤 10여 년을 다시 기록한 결과물이다. 전작이 가난이 대물림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데 힘을 기울인다면, 이번 영화는 사회학 또는 인류학적 민족지(ethnography)를 넘어 삶의 실체에 근접하려는 시도처럼 보인다. 전작에서 청년이었던 세 손주는 어느덧 중년이 되었고, 그들의 아이들 또한 성인이 되어 간다. 이 대가족의 삶은 여전히 쉽지 않다. 가난 때문이기도 하고, 또 얼마간은 아니기도 하다. 이 영화의 미덕은 어떤 이론이나 관점에 현실을 짜맞추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 한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울림이 있는 이유는 영화 도입부의 자막이 알려 준다. ‘한 가족의 이야기다. 한 가족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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