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린에서의 니체의 나날들
19세기의 가장 위대한 철학가 프리드리히 니체는 1888년 4월 이탈리아의 투린이라는 도시에 도착한다. 투린에서의 니체의 삶은 건축물에 대한 존경심과 함께 이탈리아 사람들, 언어, 그리고 오페라를 통해서 많은 영감을 받는 나날이었다. 북부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도시 투린에서 니체는 산책과 그의 작은 방에서 피아노 연주를 즐기며 그의 최후의 걸작이라 할 만한 철학서를 집필한다.
[2003 로테르담 국제 영화제, 2002 토리노 영화제 훌리오 브레사네 회고전]
감독인 훌리오 브라사네는 청소년기 시절을 브라질 시네마 노보의 위대한 감독들과 함께 보낸다. 파올로 세자르 사라세니, 글라우버 로샤, 그리고 레온 히르츠만 등이 주도한 시네마 노보는 분명히 진보를 가장한 영화의 대중성, 즉 현대성에 대한 분노이자 아마도 자기극복이었을 것이다. 영화 <투린에서의 니체의 나날들>은 바로 니체가 극복하려고 했던 ´선과 악´의 문제가 데카당스의 시대인 현대에 대한 분노이자 저항으로 변형된 것이다. 1888년 4월 니체는 이탈리아의 북부 투린이라는 도시에 도착한다. 그의 철학적 자서전에서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름다운 나날들´이라는 표현으로 그의 심경을 알려주듯이 영화는 니체 자신이 다게레오 타입의 사진기(Daguerreo graph)를 들고 도시의 건축물과 사람들 그리고 언어를 포착한 듯한 거친 이미지들과 함께 니체가 들려주는 내레이션의 아름다운 언어들로 몽유하듯이 흘러간다. 그리고 자신이 그곳에서 비제의 걸작을 매일 듣는 것과 같이 우리도 그의 음악을 끊임없이 듣게 된다. 니체 자신이 비제의 ´카르멘´을 들을 때는 언제나 그 자신이 다른 때보다 더 철학자인 것 같다는 말을 기억 한다면 영화를 보는 동안 행복해져서 엉덩이가 무거워지지는 않을까 싶다. 하지만 우리는 마지막 장면에서 우리가 진실로 보고 싶어 했던, 혹은 감독이 보여주고 싶었던 거센 폭풍처럼 밀어닥치는 듯한 다게레오 타입(Daguerreotype)의 이미지를 보게 된다. 더없이 잔잔한 니체의 얼굴을, 디오니소스의 아들을, 정신병원에 누워 있는 니체의 아름다운 얼굴을, 손의 움직임을 본다. 그는 이제 자신의 공간으로 들어선다. 다가갈 수 있는 선, 바로 아리아드네의 실타래, 어느 누구도 분별할 수 없는 미로의 세계로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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