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토마스 앤더슨의 <인히어런트 바이스>는 그의 초기작이었던 <부기 나이트>의 배경인 1970년대로 들어간다. 주인공은 사설탐정 딕이다. 할 일 없이 약물에 취해 사는 딕에게 전 여자친구가 찾아온다. 그녀에게는 억만장자인 남자친구가 있는데, 그 남자의 부인과 공모하여 정신병원에 집어넣을 계획을 꾸미고 있다며 도움을 청한다. 그런데, 다소 황당한 계획을 앞두고 그녀가 실종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이 영화는 치밀한 스릴러 구조로 음모를 제기하는 영화가 아니다. 1960년대 히피세대의 인물이 1970년대의 보수화된 시대를 바라보면서 벌어지는 불협화음과 부조화의 영화에 가깝다. 토마스 핀천의 동명소설을 고스란히 각색하여, 우울한 시대를 통해 미국사회에 대한 앤더슨식의 해부도를 내놓는다. (이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