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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회. [프로그램 이벤트] 전주톡톡: 전주에서 영화를 만든다는 것
2020-06-04 14:23:00Hits 263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REVIEW

수형은 건어물을 유통하며 생계를 꾸려 나가는 싱글맘. 그가 몰고 다니는 탑차 트럭에는 언제나 사랑하는 아들이 함께 타고 있다. 어느 날, 평소 연락도 잘 하지 않고 지내던 아버지가 불쑥 나타나 엄마가 죽는 꿈을 꿨다고 말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연락해 보니 엄마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고, 어디론가 떠난 뒤 연락도 끊어진 상황이다. 수형은 아버지, 그리고 아들과 함께 탑차를 몰고 엄마를 찾아 나선다. 딸인 수형은 엄마의 안부가 걱정돼서 길을 떠났겠지만, 아버지의 경우는 좀 다르다. 그동안 엄마는 아버지의 무관심과 가부장적 권위주의 때문에 밖으로 나와 살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아버지는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안함 대신 여전히 질투와 집착만 내비친다. 마침내 가족이 재회하게 됐을 때, 아버지가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은 그가 여전히 변화하지 않았다는 사실과 함께 그의 가부장적 권위가 바닥에 떨어졌음을 보여준다. 반면, 이와 대비되는 것은 드림캐쳐와 러브젤, 그리고 스페인어 회화책이라는 소품으로 간결하게 표현되는 엄마의 욕망이다. “나, 지금이 좋아”라는 대사는 엄마의 생생한 자신감을 드러낼 뿐 아니라, 딸인 수형에게도 큰 힘을 주는 듯 보인다.

<탑차> 감독 유준상 1991년생. 호텔에서 일하며 영화 공부를 하고 있다.

<이별유예>는 상념의 영화다. 이사를 하던 감독은 문득 서울에서의 삶이 자신이 살던 방과 닮은 것 같다. “사각형을 이루는 공간이 없고 비어 있는 벽이 하나도 없”는 방의 생김새가 서울에서 자신의 위치와 비슷하고, “하나씩 부족한 집과 채워지지 않는 삶”이 결국 일맥상통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집 혹은 방이라는 공간이 결국 삶의 자취와 맞닿아 있다는 생각은 감독이 그동안 살아왔던 집들을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된다. 한데 그 집에 대한 생각이란 결국 그 안에 깃들어 살고 있는 사람에 대한 생각에 다름 아니다. 이러한 상념 속에서 감독은 서서히 해체돼 가는 자신의 가족을 떠올린다. 이처럼 연쇄적인 상념 속에서 감독은 마침내 “영화 대사처럼 노래 가사처럼” 혹은 “드라마 같은” 가족들의 헤어짐에 다다르게 된다. 사적 다큐멘터리의 맥락 속에 놓여 있는 <이별유예>는 지극히 개인적인 삶에 관한 기록이 그 바깥 세계와 절절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오래된 비디오테이프에 아로새겨진 감독의 상념은 이 사회에 깃들어 살고 있는 그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는 것이며, 한 가족의 이야기가 우리 모두의 삶과도 맞닿을 수 있음을 알게 한다. 영화 후반부에서 감독은 아버지와 직접 만나지 못하고 전화나 일회용 카메라를 통해서만 교감하게 되는데, 여기서 비롯되는 ‘이별’의 우울감은 영화가 끝나도 한동안 떨치기 어렵다.

<이별유예> 감독 조혜영1991년 전주 출생.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다큐멘터리와 조형예술을 공부했다. <이별유예>(2020)는 졸업 작품이자 감독 데뷔작이다.

바닥엔 피가 낭자하고 불길한 톱질이 이어진다. 가슴 깊숙이 참았던 숨을 토해 내던 엄마는 생일케이크를 앞에 두고 아들 형태를 호출한다. 과거와 현재, 상상과 현실을 오가며 영화는 한 가족이 겪은 폭력의 트라우마를 대담하게 그려낸다. 무채색의 현실의 뚫고 펼쳐지는 회상에는 큰아들 진태와 둘째 형태 사이의 물고 물리는 폭력의 시간이 있다. 그리고 감독은 이 비극의 중심에 끈질기게 엄마를 세워 놓는다. 지난날 폭력 앞에서 애써 모른 척 눈감았던 엄마는 순환되는 폭력의 고리 안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묵인과 방조의 시간들은 탈출과 구조의 골든 타임을 빼앗고, 죄책감만으로는 어둠 속에 매장된 과거를 구원하지 못한다.

<형태> 감독 김휘중 1995년 광주 출생. 전주대학교에서 영화 시나리오를 전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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