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가장 고바야시 카즈쿠니는 오랜 숙원 끝에 드디어 도시 근교에 개인주택을 장만한다. 카즈쿠니는 비인간적 도심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족설계의 꿈에 부풀어 있다. 온 가족이 자기만의 방을 가진 것에 흐뭇해하는 아내, 도쿄대학을 목표로 대학시험을 준비하는 재수생 아들, 프로 레슬러와 아이돌 가수가 꿈인 딸 또한 새집에 입주하면서 감격해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형 집에서 쫓겨난 할아버지가 집에 눌러 앉으면서 조용한 가정에 조금씩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할아버지가 거주할 공간을 마련하기위해 카즈쿠니는 지하의 땅을 파기 시작하고 점점 집이 아수라장으로 변모하면서 가족들은 서로를 질시하며 죽일 듯이 싸우게 된다. 일본 중산층 가정의 붕괴를 악몽과도 같은 부조리극으로 묘사하고 있는 이 영화는 가족의 대화와 재건이 ‘마이 홈’의 파괴와 파멸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아이러니한 결말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카즈쿠니는 기족의 ‘질병’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이 서로의 ‘애정’ 에 있다고 믿지만 대화와 소통의 불가능성에 직면하면서 점점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안락한 가정의 이면에 숨겨진 광기를 표현하는 극단적인 카메라의 앵글과 움직임, 과장된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