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닌>의 감독으로 알려진 이시이 다카시가 각본을 담당하고, 소마이 신지가 조감독 시대를 보낸 닛카츠에서 찍은 유일한 로망 포르노 작품으로 무라키와 나미 커플이 우연히 만나서 헤어지기까지를 소마이 신지의 섬세한 연출과 세밀한 카메라 워크로 그리고 있 다. 로망 포르노이기 때문에 자살을 결심한 무라키가 나미를 칼로 위협하고 침대에 묶는 등의 잔혹한 장면도 보여 진다. 그러나 이 영화의 의도는 어떻게 섹스 씬을 에로틱하게 찍을까 하는 점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각자의 트라우마를 안은 남녀가 미묘하게 애정을 감지하면서도, 결국은 함께 될 수 없다는 보편적 멜로드라마의 구조를 하나의 방, 하나의 침대, 한 커플이라고 하는 최소한의 장치를 써서 결정화시키는 것이다. 로망 포르노라는 특성상 저예산과 짧은 제작일에도 불구하고 완성된 영상은 뛰어나고 소마이 신지의 작품 안에서 가장 고전적인 매력을 풍기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