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성장´을 주된 모티브로 하는 영화들이 로드무비라는 이야기의 틀을 즐겨 사용하는 것은 길 떠남의 여정이 과정으로서의 성장과 높은 유비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즉 그 중심에 놓이는 것은 종결과 도착의 지점이 아니라 길을 가는 행위와 경험의 지속성에 있다. (달리 말하면 그런 의미에서 이 과정은 중심이 없는, 연장의 공간과 지속의 시간 자체를 경험하는 것이다.) 제한된 러닝타임이라는 영화의 한계 속에서 <창문 너머 별>의 두 여주인공이 행하는 여행의 의미 역시 여기에 놓인다. 팍팍하고 무례한 현실 사회 속에서 현존재의 불안과 답답함을 돌파하는 길은 그리 선명치 않다. 선무당 점쟁이의 어설픈 가르침을 신탁의 계기로 삼아 여성적 자아의 출처를 찾아 떠나는 이 여행은 일견 성지 순례처럼 보인다. 그러나 물론 그 여행의 성과는 전범의 발견이나 역할 모델의 상정에 있지 않다. 고통에 대한 공명과 위안을 보여주는<창문 너머 별>은 성마른 분노나 치기, 냉소와 감상주의의 허울로는 가닿을 수 없는 가치들에 대한 인식을 향해 가는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