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한적인 끈기와 상상력의 결집체인 클레이 애니메이션을 주 종목으로 택한 영국 애니메이션 제작사 아드만 스튜디오의 신작. 국내에서는 40부작의 TV 시리즈로 방영되어 인기를 얻은 <못 말리는 어린 양 숀>의 극장 버전이다. 시골 농장을 탈출하여 버스를 타고 도시로 간 말썽꾸러기 양 ‘숀’과 그를 찾아 나선 친구들의 모험이 기둥줄거리를 이룬다. 세상물정에 어두운 시골 양들이 런던에서 벌이는 소동극은 ‘문명 세계에 온 원시인’ 이라는 익숙한 서사를 변용한다.

<숀 더 쉽>은 아이디어와 스토리, 흡입력 있는 캐릭터라는 영화의 요소를 두루 갖추었다. 점토 인형에 새겨진 지문까지 볼 수 있을 만큼 인간적인 촉감을 제공하는 클레이 애니메이션의 매력이 관람의 포인트이다. 시간과 노력, 인내심의 산물이지만 세트와 조명, 카메라 무빙, 편집을 통한 영화적 효과도 뛰어나다. 수공 애니메이션의 명가답게 흔들리지 않고 세공용 점토를 손으로 빚어내는 전통의 방식을 고수해온 아드만의 손맛이 확실하게 살아있는 영화이다. (장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