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에 일본정부가 도쿄 인근 나리타에 국제공항을 지으려는 계획을 세우자 그 지역 농부들이 재빨리 조직을 만들어 장기 반대투쟁을 한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 싸움의 연대기와 후기를 담은 것이 제 16회 전주국제영화제에 상영된 <저항의 분노: 나리타 스토리>(2014)였다. 다이시마 하루히코 감독은 그 연작으로 당시 농부들 편에 서서 국가권력에 맞서 싸웠던 젊은이들의 얘기를 담은 <나리타 스토리: 이카루스의 추락>을 만들었다.
1960년대는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각국, 중국 등지에서 젊은이들이 체제 전복을 꿈꾸며 혁명을 외쳤던 시대였다. 일본에서 나리타 공항 건설 반대 투쟁은 국가권력과의 대결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싸움이었다. 전투가 패배로 끝나고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 사건은 망각의 저 편으로 사라진 지금, 그 때 그 사람들은 무얼 하고 있고 그 싸움의 의미는 아직 남아 있는 것인가라고 이 영화는 질문하고 있다. 스산한 역사의 뒤안길을 점검하는 작업이지만 전작과 마찬가지로 <나리타 스토리: 이카루스의 추락>은 바닥에서 치솟는 희망의 기운을 품게 만든다. [김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