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는 두 인물의 삶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강렬하고도 조용한 삶의 이야기다. 십 대 후반인 밀라와 레오는 영국 해협 근처의 소도시로 옮겨 살아간다. 이들의 삶은 단조로운 듯 보이지만 감정의 고조를 넘나들면서 섬세한 현실의 묘사가 주를 이룬다. 흡사 페드로 코스타의 영화를 연상시키는, 인물의 현실과 표정에 집중하는 전개 방식은 밀라의 임신과 출산으로 이어지면서 압축적인 현실의 단면들을 끄집어낸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밀라가 어린 아들에게 걷는 법과 이를 닦는 법을 가르쳐 주는 모습은 우울한 정서로 시작했던 이 작품이 희망적인 태도로 행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지난해 여러 영화제를 통해 소개된 주요한 작품 중의 하나로 영화와 현실이 어떠한 지점에서 만날 수 있는가의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이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