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덮인 일본의 산간 마을, 매일 밤 아버지는 여섯 살 난 아들을 두고 어시장에 나간다. 깊은 밤 소년은 잠에서 깨어 물고기 그림을 그린다. 밤중에 그린 그림을 가방에 넣고 학교에 가는 도중 소년은 궤도를 이탈한다. 프랑스의 촉망받는 신예 다미앙 매니블(<공원의 연인>(2016))과 일본의 이가라시 코헤이의 공동 연출작 <타카라, 내가 수영을 한 밤>은 가늠할 길 없는 오디세이를 따라간다. 이 작은 방랑자의 여정은 우울과 불안의 기색을 띠다가 아름다운 무정부 상태에 도달한다. 그림책 표지 서체로 나뉜 3개 챕터는 타원형의 스토리를 형성한다. 그 안에서 아이는 때때로 위험해 보인다. 눈과 얼음에 휩싸인 맹추위를 뚫고 백화점 주변을 돌아다니던 소년은 아버지와의 만남을 기대한 어시장에 당도하지만, 그곳은 차가운 황무지이다. 알베르 라모리스의 <빨간 풍선>(1956)처럼 아이들은 우리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시네마틱하다. 대사를 삭제한 무성의 TV 화면 이미지는 꿈속에서 마주칠법한 몽롱한 기운을 품고 있다.[장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