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고한 작업 원칙에 따라 관찰 다큐멘터리의 방식을 고수하는 소다 카즈히로의 7번째 ‘관찰 필름’(Observational Film #7)이다. 카메라는 일본 세토 섬의 작은 마을 우시마도의 주민들을 관찰한다. 작은 보트로 고기를 낚는 마지막 어부 중 하나인 여든여섯 노인 와이 찬 씨, 매일 해안을 배회하는 노파 구미 씨, 죽은 남편이 남긴 해산물 가게를 운영하는 고소 씨. 그리고 마을 사람들 모두의 친구인 고양이. 근대화와 더불어 노화되고 있는 공동체 문화의 흔적을 더듬는 <항구 마을>은?´관측’의 임무에 충실하다. 리서치나 대본, 사전 만남, 나레이션이 없고 편집 이전에 주제 또는 목표점을 정해두지 않는다는 소다의 작업 원칙은 일체의 인위성을 배제한 자연스러운 흐름을 만들어낸다. 끝까지 거리를 두고 배회하던?감독의 카메라도 마을 주민들과 이별하는 마지막 순간 냉정함을 잃고 흔들린다. 흑백으로 촬영된 바다 마을과 황혼의 노인들, 그들의 시간을 반영한 평화로운 풍경이?꾸미지 않은 시적 영감을 전해주는 작품이다. [장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