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의 고전 애니메이션은 모두 원작에 대한 변형을 가했지만 <잠자는 숲속의 공주>에 이르러 이러한 경향은 심화되었다. 원작을 완전히 바꾸려는 의지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전환하려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었다.원작의 미녀가 잠자는 것 외에 거의 액션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각색의 난점이었다. 미녀를 위한 이야기를 창작해야 했기 때문에 안타고니스트 ‘말레피센트’가 중요하게 부각되었다. 기술적으로 이 영화는 70mm로 만든 첫 번째 디즈니 애니메이션이었다. 이는 모든 장면들이 매우 휘황한?비주얼을 자랑할 것이고, 애니메이터들에게는 섬세한 디테일을 요구하는 작업이었으리라는 걸 의미한다. 과연 영화는 디즈니 역사상 가장 섬세하고, 아름다운 배경작화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명성이 높다. 손으로 그려 넣은 배경에서는 장인적 세공의 기운이 느껴진다. 후경에 멀리 보이는 나무에 매달린 잎들에서도 생기가 느껴지고, 숲 속의 꽃들이 모두 다르게 보일만큼 생명력이 있다. [장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