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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호>는 벤자민 나이스타트의 이전 두 영화(<공포의 역사>, <엘 모비미엔토>)에 비해 대단히 새로운 도전이다. 정치적 상상력과 영화적 수사를 결합하려는 시도는 여전하지만, 서사의 긴장과 장르적 모험은 전에 없던 것이다. 1970년대 중반, 아르헨티나의 조용한 지방 도시 한 식당에 수상한 남자가 당도한다. 그 사내가 변호사 클라우디오를 모욕하면서 식당 안에 팽팽한 긴장이 조성된다. 낯선 남자는 굴욕을 당하고 그곳에 버려진다. 그날 밤 클라우디오가 사망하면서 숨겨져 있던 비밀의 봉인이 열린다. 아르헨티나의 정치적 상황을 바탕에 깐 이 우화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내러티브와 스타일을 부유하게 하는 지정학적 은유이다. 1970년대의 뉴 할리우드의 무드를 가져오면서 <로호>는 당시에 활약했던 진 해크만, 알 파치노 같은 전설적인 미국 배우들의 아바타를 등장시켜 메타적 논평을 시도한다. 나이스타트는 시드니 루멧과 존 부어맨,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터치를 아르헨티나의 비극적인 역사에 대한 재검토를 위해 활용한다. [장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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