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새벽, 삼신할머니는 병실 문에 붉은 고추를 걸어놓고는 여러 영혼들에게 열쇠를 하나씩 나눠준다. 영혼들은 저마다 매운맛의 정도가 다른 고추를 한입씩 베어 먹고는 병실 안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한 영혼이 고추가 너무 맵다며 먹기를 거부하고, 정체 모를 소녀 귀신이 대신 병실 안으로 들어가겠다고 나선다. 소녀 귀신이 고추를 베어 물자 전혀 예상치 못한 삶의 미래가 눈앞에 펼쳐진다.
1980년대 말 서울의 한 산부인과 병원에서 노인은 ‘고추’를 보기를 고대한다. 삼신할머니의 부름에 나타난 여러 귀신들 중 꼬마 소녀는 ‘매운 고추’에 질색하는 소년을 대신해 방으로 들어간다. 고추를 문 소녀, 삼신할머니도 허락한 그의 미래는 비극적이다. <고추>는 한국의 전 근대적 젠더 의식이 발아하고, 증식하여, 왜곡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극화한 판타지이다. 현실을 환 유하기 위해 동원된 상징체계는 더러 투박하지만 하나의 관념을 밀어붙이는 완력은 우직하다. [장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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