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지켜라
병구는 지금껏 자신을 괴롭힌 이들과 자신의 불행을 설명할 길을 찾지 못하던 끝에 우주의 신비와 외계인의 존재에 심취한다. 그는 이번 개기월식까지 안드로메다 왕자를 만나지 못하면 지구에 엄청난 재앙이 몰려올 것이라고 믿는다. 그는 외계인임이 분명한 유제화학 사장 만식을 순이와 납치해 왕자와 만나게 해 달라고 요구하고 외계인의 음모를 밝히려 한다.
장준환의 <지구를 지켜라>는 21세기에 나온 한국영화들 가운데 가장 주목할 데뷔작이며 유희정신과 사회 비판이 어우러진 희귀한 별종이다. 이 영화는 지구인과 외계인(으로 추정되는) 인간의 대결 드라마지만 또한 동시에 자본가와 실직 노동자의 대결 드라마이기도 하고, 불행을 대물림하는 소수자의 비극에 관한 애정 넘치는 조사이기도 하며, 거기서 불행을 나누는 전 우주적인 구원 의식을 꿈꾸는 문명 풍자극이기도 하다. 지구를 지키려는 주인공 병구의 몸부림을 소재로 한 B급 영화적 설정을 사실적인 디테일로 메우면서 마냥 낄낄 웃을 수 없게 하는 엄청난 고어 장면의 에너지로 화면을 채우는 이 영화의 복합적 매력은 오늘날 다시 봐도 경이적이다.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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