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만들어진 이 영화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감독이 공동으로 연출했으며 제작진 또한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구성했다. 이 영화가 비장애인들로서 파악하기 어려운 장애인 세계의 내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은 이러한 배경 덕분으로 보인다. <복지식당>은 장애등급 판정, 장애인 취업 지원, 장애인 금융 대출, 활동 보조 서비스 등 장애인 생활에 있어 필수 제도들의 허점과 문제를 지적할 뿐 아니라 장애인 사회에도 존재하는 내부 착취 구조를 짚어낸다. 이러한 모순적인 환경 속에서 주인공 재기는 중증 장애인의 육체로도 5급 장애인 판정밖에 받지 못해 본격적인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러한 허점을 꿰고 있는 ‘실세’ 장애인 병호에게 휘둘리게 된다. 복지 강국을 꿈꾸는 대한민국의 현주소는 아직도 여기쯤인 모양이다. (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