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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어 붙이기
얼마 전 우리집 개가 오래된 사진 하나를 찢어 버렸다. 나는 찢어진 사진 조각을 보다가 마음이 불안해져 사진을 이어붙여 보기로 했다.
<사진 이어 붙이기>의 재료는 간단하다. 목소리 대신 자막으로 말을 건네는 화자는 스카치테이프를 손에 쥐고 책상에 앉는다. 개가 물어뜯는 바람에 찢어졌다는 사진에는 누군가의 초상이 담겨 있다. 금이 간 곳을 조심스레 어루만지는 동안, 화자는 유년 시절부터 이어져온 막연한 불안을 토로한다. 눈에 생긴 점은 오점이나 결점처럼 “참을 수 없”는 것이었고, 고쳐 쓴 일기는 곧 “잘못 쓴 일기”이기에 삭제해야 마땅했다. 화자는 조각난 사진을 다시 연결하는 행위를 통해, 불안이 충동과 강박으로 형태를 바꾸며 지속된 상태임을 이야기한다. 사진이 얼추 본래 모습을 되찾아갈 때쯤 화면에는 건물의 탄생과 죽음을 기록한 푸티지 영상이 오버랩된다. 붕괴와 재건을 반복하는 세상에서 화자의 ‘이어 붙이기’는 어떤 의미를 지닐 수 있을까. 사진에는 파손된 흔적과 함께 끝내 메우지 못한 구멍이 남는다. (차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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