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다큐멘터리 <방주>는 코로나19 팬데믹과 직접적 관계는 없다. 중심인물인 중환자 장슈화 할머니는 코로나19 이전 노환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영화 촬영 당시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였고 병원 또한 우한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의사로부터 듣는 병환에 대한 소식이 절망적이 되고 병수발이 더욱 가혹해지면서 가족들의 표정은 뉴스를 통해 들려오는 우한에 관한 뉴스들의 우울한 어조와 닮아간다. 너무 급하게 병원을 찾은 탓에 휴대폰으로 촬영할 수밖에 없었지만(1:1 화면비는 여기서 비롯됐다), 감독은 할머니의 마지막 순간을 촘촘하게, 그리고 거룩하게 담아냈다. 사랑하는 이가 떠나는 과정을 필터 없이 보여주는 이 영화는 한 가족의 슬픔을 전달함과 동시에 처절한 코로나19 시대를 간신히 견디며 살아남은 자들에게도 그 고통을 전이시킨다. (문석)

* 이 영화는 관객의 트라우마를 자극하거나 심리적 불편감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 일부 포함돼 있습니다. 관람 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