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폭포의 시작점을 확인하러 산을 오르는 길, 이제 막 헤어진 연인에게 이 길은 그다지 아름답지 않다. 둘의 불균형을 다시금 확인하는 건 물론이고 끝내 다투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길은 분명 아름답기도 하다. 여름의 초록빛과 걸음걸이의 리듬, 망설이는 목소리와 예민한 시선이 빚어내는 소우주는 너무나도 매력적이다. 얼핏 둘 사이의 적당한 거리를 찾는 어른스러운 여정처럼 보이지만, 그 거리가 예상치 못하게 좁혀지는 순간에 놀라운 감흥이 찾아온다. [손시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