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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의 벌레
미숙과 준기는 더 이상 같이 사는 부부가 아니지만, 준기는 매년 한 번씩 미숙의 집에 밥을 먹으러 온다. 올해도 빈둥빈둥 종일 소파에 누워 음식을 기다리던 준기는 딸 은영이 집에 도착하자 미숙에게 산책을 나가자고 제안한다. 미숙은 마지못해 산책을 따라나서는데, 산책길에 미숙은 준기에게 그동안 숨겨왔던 어려운 고백을 하게 된다.
1년 만에 집에 온 준기는 아내 미숙과 간질간질한 데이트를 한다. 번갈아 가며 서로를 보는 눈빛과 틱틱 대면서도 꼭 붙들고 있는 팔짱은 한순간에 우리를 영화에 스며들게 한다. 그런 탓일까. 준기가 미숙을 떠올리며 썼다는, 벌레로 가득 찬 시는 그 문자의 형태만으로도 가슴이 멘다. 둘을 둘러싼 공기에 마법의 가루가 흩날리고 있는 것만 같다. 이날 두 사람의 결말에 슬퍼해야 할지 현실로 나아감에 기뻐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영화는 두 감정을 동시에 안겨준다. 두 감정의 섞임에서 나오는 간지러움이 심장에 벌레만치 오래오래 사라지지 않는다. [이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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