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 제6 인민병원의 내부를 담은 이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은 의식이 오락가락하는 아내와 그를 헌신적으로 돌보는 늙은 남편,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었지만 중환자실에 있는 딸을 위해 매일 병실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아버지, 승산이 거의 없는 남편의 척추 수술을 놓고 고민하는 아내 등이다. 환자건 보호자건 하나같이 헐벗은 ‘인민’들이며, 인생이라는 드라마에서 중요한 고비를 맞이한 상황이다. 이들은 최악과 차악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하거나 가망 없는 내일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이 영화는 이들의 기쁨과 슬픔, 공포와 분노, 희망과 좌절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도, 이를 과장하거나 포장하지 않는다. 덕분에 병원에서 펼쳐지는 이 진짜 인생의 드라마는 느리지만 온전하게 보는 이의 마음으로 들어온다. [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