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작은 마을, 열 살 소녀 바네사가 사라진 지 25일이 지났다. 쌍둥이 자매 베로니카는 엄마와 함께 실종 당시의 옷을 입고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바네사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사람들은 위로를 건네지만 그들의 삶은 변함없이 그대로 유지된다. 이 마을에서는 UFO를 믿는 열성 지지자들이 매주 모임을 가진다. 미시적 존재인 인간이 거대한 우주 속 우월한 존재와 연결되길 바라는 이들로, 더 이상 이 사회에 희망을 가질 수 없는 그들은 지구라는 현실을 회피함으로써 구원을 얻으려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영화는 현실을 외면하는 이일수록 인간을 사물로 취급하는 왜곡된 욕망에 의해 이용당하기 쉽다는 것을 보여준다. 괴롭지만 어쩌면 현실을 직시하는 데에서부터 우리 사회의 아주 작은 희망이 시작될 수 있다. 어떠한 악도, 선도 가장 가까운 곳에 존재한다. [문성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