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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역사상 두 번째 여성 감독 홍은원의 데뷔작. 사법고시에 성공해 최초의 여성 판사가 된 진숙은 채사장의 며느리가 된다. 하지만 시아버지를 제외하고 시댁 식구들은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를 가진 진숙을 질시한다. 1961년 의문의 죽음을 맞았던 한국 최초의 여성 판사 황윤석에게서 영감을 얻었다는 이 영화는 실화와 다른 궤적의 이야기를 그리며 예상 밖의 결론을 맺지만, 남성의 사회적 지배력이 압도적이던 1960년대 초반의 사정을 고려한다면 나름의 존재 의의는 인정할 수 있다. 여성 법관의 길이 어렵다고 말하는 여자 후배에게 진숙이 “개인의 일시적인 고통이나 난관보다는 많은 여성들의 지위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겠어?”라고 답하는 장면에서 볼 수 있듯, 이 영화는 일종의 사명감마저 담고 있다. [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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