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색과는 거리가 멀지만, 벤 러셀처럼 난해하고 실험적인 필모그래피를 가진 감독이 프랑스의 초현실주의 작가 르네 도말의 작품을 해석한다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설레는 일이다. <보이지 않는 산>은 미완성으로 남았음에도 신화가 된 소설, 『마운트 아날로그』로부터 시작된다. 일찍이 알레한드로 호도로프스키가 <홀리 마운틴>(1973)에서 영화화를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보이지 않는 산>은 시적이고 음악적인 영화로 보이지만 특정 인물과 풍경이 이끄는 곳에는 나름의 모험과 발견이 산재해 있기도 하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영화는 스스로에 대해 새로운 발견을 해나가고, 소리와 음악이 이미지로 바뀌는 기적을 성취해낸다. [문성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