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노엘 드 올리베이라의 끝없는 필모그래피와 동시대 히타 아제베두 고메스까지, 포르투갈 영화사는 필연적으로 영화의 ‘현대성’과 연결돼 있다. 파울루 호샤의 기념비적 데뷔작 <녹색의 해 The Green Years>(1963)부터 그의 작품 세계를 집대성한 마지막 작품 <내가 도둑이라면, 훔쳤을 것이다 If I Were a Thief... I'd Steal>(2011) 역시 이 같은 모던시네마 계보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해왔다. 호샤는 자국의 변화무쌍한 정치 상황과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으면서 사실주의와 시적 표현 사이를 오가며 영화를 만들어왔고, 이 다큐는 호샤의 주변인과 동료 들이 증언하는 그의 삶을 담고 있다. 특히 그의 작품 세계뿐만 아니라 정부 관료로 일본에 머물던 시기, 야심 찬 걸작 <사랑의 섬>의 기원이 된 이야기를 들려준다. [문성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