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영화사는 자국의 처지처럼 과거로 지탱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전설과도 같은 영화, <어떤 방법으로>는 쿠바영화예술산업진흥원(ICAIC)의 기록에 남아 있는 쿠바 최초의 여성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다. 사라 고메스는 픽션과 다큐멘터리를 혼합해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새로운 장르로 자리잡게 될 형식을 시도한 선구자이기도 하다. 영화는 쿠바혁명 이후 한 교사가 일터에서 마주하는 이들과 물라토 노동자와의 관계를 통해 사회에 내재한 갈등을 묘사한다. 이 작품은 영화적 가치뿐만 아니라 당대 현실을 기록한 역사적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 더 정의로운 사회를 추구하던 사람들의 희망과 현실에 결여된 이상의 가치를 찾고, 이를 의심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가늠해볼 수 있다. 고메스는 천식으로 인해 촬영 중 사망했고, 영화는 토마스 쿠티에레스 알레아와 훌리오 가르시아 에스피노사가 완성했다. [문성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