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민 감독의 두 번째 영화 <당신으로부터>는 명백하게 그의 데뷔작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2020)의 연장선에 놓인 작품이다. 가족이라는 이름의 애틋하면서 징글징글한 관계를 탐구한다는 면이나 서로 관련은 있지만 연작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세 개의 단편이 어우러진다는 점, 그리고 신동민 감독의 어머니 김혜정 씨가 직접 어머니를 연기한다는 사실 등은 두 영화가 같은 맥락 위에 있다는 점을 드러낸다. 게다가 3부에는 신동민 감독이 직접 아들로 등장하고 전작 제작 과정에 관한 이야기가 영화 속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보여진다는 점에서 다큐멘터리와의 혼종성이 강화됐다고 볼 수 있다. 이 영화의 세 가지 이야기는 각각 독립적이라 볼 수 있으면서도 독특한 방식으로 엇물린 채 긴밀히 연결돼 있다. 하지만 어떤 이야기가 다른 것의 원본이라고 주장할 수 없는 탓에 세 이야기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서로 얽힌 채 존재한다. 심지어 평행우주를 탐험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