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출신 아내 황 지 감독과 일본 출신 남편 오츠카 류지 감독이 함께 연출한 <돌로 막힌 벽>은 한 여대생의 임신을 놓고 벌어지는 일을 담은 블랙코미디다. 스튜어디스의 꿈을 갖고 대학에 들어간 린은 갑작스런 가슴 통증의 원인을 찾다 남자친구의 아이를 뱄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고향 마을로 온 린은 미덥지 않은 산부인과를 운영하다 의료사고를 낸 엄마의 빚을 해결하기 위해 큰 결단을 내리기로 한다. 이 영화는 난자 거래나 대리모처럼 여전히 중국 사회에 남아있는 1자녀 정책의 유산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면서 모성이라는 신화 자체에도 의문을 던진다. 또한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임신과 출산 또한 돈이라는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유머러스하면서도 의뭉스럽게 이야기한다. 린의 가슴 통증 같은 영화적 은유를 통해 여운을 남기는 두 감독의 공력도 대단해 보인다. (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