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건설노동자 페터는 마지못해 부모님을 돌보고 있다. 그는 에리카와 결혼해서 부모로부터 벗어나고자 한다. 그는 아내에게 줄 선물을 사기 위해 대부를 받아서 비용을 조달하게 된다. 페터는 점점 더 할부금 지불을 감당할 수 없게 된다. 결국 그는 일자리마저 잃게 된다. 페터는 자신의 실제적인 문제들을 외면하고 오랫동안 거짓말을 꾸며대다가 결국 흥분해서 아버지와 아주 닮은 여관 주인을 때려죽인다. 파스빈더의 그 어떤 영화 제목에서도 이처럼 파스빈더 자신의 감성을 그렇게 직접적으로 잘 보여주는 경우는 없었다. 특히 재미있는 점은 주인공의 동작이나 주연 배우들 사이의 대화 속에서 파스빈더의 자신의 모습이 직접적으로 반영된다는 사실이다. 영화의 스토리는 사실 매우 간단하지만 주인공 내면에 자리 잡은 모순되는 감정과 질투를 보여주기 위해 카메라는 매우 복잡하게 움직인다. 파스빈더는 현실에서 나와 현실을 벗어날 수 없는 그런 공포와 전율이 전해지는 화면을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것이다. TV극으로 만들어지긴 했지만, 이 작품은 동시대 독일인들의 삶의 기록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대인의 삶은 궁극적으로 모든 것을 돈으로 살 수 있다는 이 영화의 풍자와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이다.